독창적이고도 젊은 재능의 향연, 런던 패션 위크 2024 F/W 하이라이트
런던 패션 위크가 올해로 개최 4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파리와 밀라노의 전통과 뉴욕의 대중성 사이에서 런던 패션이 택한 생존 방법은 청춘의 열정과 과감한 도전이었습니다.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독창적인 젊은 재능은 런던만의 무기입니다.
올가을, 겨울을 위한 런던 패션 위크도 강렬한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특히 세계 곳곳에서 모인 다양한 정체성의 디자이너들에게 런던은 꿈과 같은 무대가 되어줍니다. 상상 속 세상의 당당한 여성성을 강조한 터키계 영국인 딜라라 핀디코글루의 쇼는 런던 패션의 정수였습니다. 중국계 아일랜드인 시몬 로샤의 3부작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장례식 패션쇼는 엄숙한 몰입감을 선사했습니다.


그리스 출신 디 페차의 여성에 대한 의식, 이탈리아계 웨일스인 파올로 카자나의 동화적인 등산복, 캐나다와 중국을 오가며 자란 수잔 팽의 비눗방울 파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15년간 꾸준히 런던을 지키며 현대적인 여성을 그려온 한국 디자이너 최유돈도 있습니다.


이 거대한 청춘의 퍼레이드를 지켜보며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지난 40년간 우리를 놀라게 한 런던의 천재들은 다들 어디로 갔을까? 첫 번째 런던 패션 위크를 지킨 캐서린 햄넷부터 비비안 웨스트우드, 리팟 오즈벡과 재스퍼 콘란, 후세인 샬라얀과 존 갈리아노, 알렉산더 맥퀸과 줄리앙 맥도날드, 크리스토퍼 케인과 미드햄 키르초프, 조나단 선더스와 매리 카트란주 등등. 한때 우리를 놀라게 하고 감탄하게 하던 이들은 왜 결국 어디론가 사라지거나 런던을 떠나는 것일까요? 어쩌면 이 도시는 청춘의 반짝이는 재능을 추앙하는 것에 몰두해, 그 빛을 잃지 않는 방법을 아직 깨닫진 못한 것 아닐까요?

물론 노련하게 지극히 영국적인 영감을 재해석한 JW 앤더슨과 영국 겨울 날씨처럼 음울한 컬러의 세상을 보여준 버버리의 다니엘 리가 이 도시에 필요한 무게감을 더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런던에 필요한 건 이러한 성숙한 패션의 세계와 도발적인 패션의 균형이 아닐까요.


#2024 F/W LONDON FASHION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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