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도 검정을 입고 싶다면

2026.05.28

한여름에도 검정을 입고 싶다면

블랙은 사계절용이에요. 여름도 예외는 없습니다.

@sophia_geiss

올해 처음으로 더위를 실감한 건 샌프란시스코 베이의 한낮이었어요. 블랙 라운드넥 티셔츠에 블랙 데님을 입고 나섰는데, 뙤약볕 아래 서는 순간 답답하고 우중충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거든요. 분명 늘 입던 캐주얼한 블랙인데, 왜 이렇게 무거워 보이지 싶었죠.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문제는 블랙이 아니라 소재와 실루엣이라는 걸 말이에요. 두꺼운 면 티셔츠에 스트레이트 데님, 위아래가 똑같은 ‘검은 기둥’ 같은 무게감. 블랙은 잘못이 없었습니다. 제가 잘못 입은 거였죠. 그날 이후 저만의 여름 블랙 규칙이 생겼는데요. 별거 아닌데, 꽤 잘 통합니다.

상하의 볼륨 대비는 확실하게

@suvorovaannya

@carolinalindo

@marsidelnikova

블랙은 비율로 말하는 색입니다. 위아래가 같으면 그냥 검은 덩어리예요. 의도적으로 정반대 실루엣을 연출해야 하죠. 크롭트든 맥시든 대비만 확실하면 됩니다. 상체에 딱 붙는 슬리브리스 톱에 와이드 팬츠나 벌룬 팬츠, 넓게 퍼지는 A라인 스커트를 매치해보세요. 위아래의 대비가 극대화될수록 블랙은 오히려 가벼워지거든요.

1990년대 미니멀리즘 고수하기

@meganhoran

블랙에 뭔가 더하고 싶다면, 무조건 참으세요. 덜어낼수록 완성되는 색이라고 끊임없이 되뇌면서 말이죠. 이런 1990년대 스타일에서 특별한 게 뭔지 찾으려고 하면 사실 아무것도 없어요. 바로 그게 포인트입니다. 1990년대 미니멀리즘의 핵심은 자제력이거든요. 뭔가 더하고 싶은 충동이 생길 때, 용기 있는 생략이 필요합니다.

가벼운 실크, 시스루, 레이스 소재 활용하기

@instalilou__

@meliglezp

@meliglezp

블랙이 덥다는 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정확히는 두꺼운 소재가 더운 거예요. 실크 슬리브리스 톱은 가벼울 뿐만 아니라 시원하기까지 하죠. 시스루는 설명이 필요 없고, 블랙에 적절히 곁들인 레이스는 시각적 무게감을 분산시켜요. 반대로 피해야 할 건 두꺼운 블랙 데님이나 가죽 소재입니다. 특히 한여름에 블랙 레더를 입으면 소중한(혹은 비싼) 가죽 피스가 변형될 수도 있고, 그 전에 몸이 녹아내릴지도 몰라요. 블랙 옷장을 여름 버전으로 바꾸고 싶다면 소재부터 다시 들여다보세요!

롱 드레스 한 벌로 승부하기

@lucyalston_

@lucyalston_

블랙 아이템 한 벌로 여름을 통과하는 가장 우아한 방법이 여기 있습니다. 바로 일자로 떨어지는 블랙 롱 드레스예요. 발목까지 내려오는 길이라면 플립플롭과 매치하기도 좋죠. 위아래 비율 고민도, 소재 조합도 필요 없어요. 블랙 단색이 부담스럽다면 잔잔한 도트 패턴으로 변형을 줘도 좋아요. 블랙의 무드는 유지하면서 한결 가벼워지거든요. 반대로 올 블랙 슬립 드레스에 베이지 리넨 재킷을 어깨에 걸치면 출근길도 문제없습니다.

여름 무드 액세서리 매치하기

@sarahrosemaloney

블랙 옷을 입고 굳이 여름 감각을 더하려고 라피아 백이나 컬러 샌들을 고르는 순간 뭔가 어중간해진 경험, 한 번쯤 있을 겁니다. 블랙 룩에는 액세서리도 타협 없이 블랙으로 가보세요. 크로셰나 메시 소재의 블랙 모자, 헤드 밴드, 투박한 스톤 네크리스처럼 여름이 연상되는 소재지만, 컬러는 끝까지 블랙으로 유지하는 거예요. ‘올 블랙인데 왜 여름처럼 보이지’ 싶은 룩은 이렇게 완성됩니다.

소피아

소피아

프리랜스 에디터

컨트리뷰팅 에디터입니다. 패션 매거진 <더블유>, <하퍼스 바자>, <엘르>에서 근무했으며, 패션 하우스 홍보 담당과 비주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거쳐 17년 이상 패션 기사를 집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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