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Y2K 스타일의 트레이닝복이 부활합니다

2026.06.20

  • 김현유
  • Irene Kim
  • Taylor Lashley
  • Laird Borrelli-Persson

2026년 Y2K 스타일의 트레이닝복이 부활합니다

2000년대 Y2K 패션의 황금기를 보낸 사람이라면 단연 쥬시 꾸뛰르(Juicy Couture)와 프리시티(Freecity)의 ‘추리닝’에 향수가 있을 겁니다. 그 시절 감성이 듬뿍 담긴, 이른바 ‘캘리포니아 스타일’ 트레이닝복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들이죠.

Courtesy of Madhappy

지난 몇 주 사이, Y2K 스타일의 전설과도 같은 이 두 브랜드가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을 발표했습니다. 대상은 Z세대가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 사탕처럼 화사한 색감의 매드해피(Madhappy), 그리고 ‘쿨걸’들의 애슬레저 브랜드 스포티 & 리치(Sporty & Rich)죠. 반응은 압도적으로 긍정적이었습니다. 특히 매드해피와 프리시티협업은 Z세대 인플루언서 자매인 데본 리 칼슨시드니 칼슨을 앞세운 캠페인으로 큰 주목을 받았죠.

매드해피 공동 창업자 노아 라프는 프리시티와의 협업에 고민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몇 년 전 프리시티의 니나와 인연이 닿았어요. 정말 단번에 통하는 느낌을 받았죠.” 라프의 말입니다. “니나는 진정한 아티스트이고, 그녀가 하는 모든 일에는 진정성이 넘칩니다. 실제로 저는 프리시티와 함께 성장해왔죠. LA에서 오랫동안 살기도 했고요. 여러모로 프리시티는 매드해피가 추구하는 바에 많은 영감을 줬습니다. ‘날것의 감성, 캘리포니아, 낙관주의’가 대표적이죠.”

스포티 & 리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창립자 에밀리 오버그 역시 라프와 비슷한 생각이었습니다. 쥬시 꾸뛰르와의 협업과 그 의미에 대해 설명하는 그녀에게서는 엄청난 열정이 느껴졌죠. “쥬시 꾸뛰르는 Y2K 시대를 대표하는 브랜드죠. 저는 지금도 쥬시 꾸뛰르가 당대 최고의 스타일을 창조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 제게 스포티 & 리치가 오늘날의 쥬시 꾸뛰르 같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건 제가 받은 최고의 칭찬이었어요.” 오버그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긴 말입니다.

일본 기반 펑크 스타일 브랜드 ‘키딜(Kidill)’의 디자이너 히로아키 스에야스(Hiroaki Sueyasu)도 쥬시 꾸뛰르와의 협업을 준비 중입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에 걸쳐 쥬시 꾸뛰르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패리스 힐튼이나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셀러브리티들이 착용하면서 주목받았던 기억이 나요. 일본에서는 하마사키 아유미가 입어서 유명해졌죠.” 히로아키 스에야스의 말입니다.

그는 쥬시 꾸뛰르의 상징적인 라인스톤 트랙수트가 20년 만에 다시 돌아온 것에 대해 이렇게 답했습니다. “유행은 결국 다시 돌아오기 마련이니까요. 쥬시 꾸뛰르는 지난 수년간 너무 광범위하게 소비되고 참조돼왔잖아요? 브랜드 이미지가 거의 한 바퀴를 돌아온 셈이죠. 덕분에 이제는 놀라울 정도로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바로 그 예상치 못한 부분, ‘예측 불가능성’이 지금 키딜과의 협업을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라고 봐요.”

많은 Z세대가 2000년대 문화에 큰 흥미를 느끼고, 당시의 문화와 행동 양식을 실제로 실천하기도 합니다. ‘디지털 디톡스’를 위해 스마트폰 대신 오래된 2G 폴더폰을 구입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상황에서든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세상임에도 폴라로이드 사진을 위해 10만원이 넘는 돈을 지출하는 사람도 있죠. 한편 2000년대 초반에 초등학생이었던 ‘나이 많은 Z세대’, 즉 밀레니얼과 Z세대의 경계에 서 있던 이들은 이제 사회에 진출해 어린 시절에는 살 수 없던 것을 구매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갖췄습니다. 그들 중 일부는 형제자매에게 물려받은 프리시티 스웨트 팬츠나 쥬시 꾸뛰르 트레이닝복 세트를 입고 컸지만, 또 다른 이들은 ‘할리우드 E뉴스’ 속 스타들의 패션과 손에 들린 2G폰을 부러워하며 지켜보기만 했죠. 이 모든 것들이 더해져 Y2K 스타일 트레이닝복을 2026년으로 소환했을지도 모릅니다.

라프는 이런 직접적인 이유만 있진 않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단순히 ‘무언가를 느끼고 싶은’ 이들이 있다고 말했죠. “모두가 스마트폰에 묶여 있는 시대잖아요. 프리시티는 그런 것들이 존재하기 훨씬 이전의 시절로 우리를 데려가 주죠.”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문득, 우리도 그 이유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보그> 에디터 3인에게 가장 마음에 드는 협업과 Y2K 감성이 담긴 ‘추리닝’의 부활에 대해 물었습니다.

매드해피 X 프리시티

저는 1998년생이에요. Y2K 트렌드가 한창이던 2000년대 초반 당시에는 아주 어렸죠. 당시 제가 살던 뉴저지에서는 프리시티 스웨트 팬츠를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었어요. 저희 엄마도 하나 갖고 있었죠. 분홍색으로요. 저는 항상 엄마와 같은 바지를 갖고 싶었지만, 아직 많이 어렸고 몸이 계속 자라고 있었기 때문에 엄마는 결코 사주지 않았어요. 성장기가 끝나고 나니 Y2K는 저물었고, Z세대 패션을 상징하는 ‘브랜디 멜빌’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프리시티와는 연이 닿지 않는다고 생각했죠.

Courtesy of Madhappy

부모님은 지난겨울, 제가 자란 집을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엄마는 옷장을 정리하다가 그 옛날의 프리시티 스웨트 팬츠를 발견했어요. 덕분에 드디어 저는 그 바지를 손에 넣을 수 있었죠. 놀랍게도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완벽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더군요.

매드해피와 프리시티의 협업 소식에 더할 나위 없이 설레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지난해 첫 번째 출시 때는 놓쳤지만, 이번에는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 스웨트 팬츠와 셔츠를 꼭 손에 넣을 생각이에요. 캠페인 스타일링도 진짜 천재적이었어요! 무심한 듯, 스웨트 팬츠에 어그 부츠를 매치한 데본 리 칼슨의 모습은 2000년대 셀럽들과 뉴저지의 엄마들이 입던 옷 그대로였거든요. 이 트렌드가 다시 돌아오다니, 어린 시절의 기억이 그대로 떠오르는 듯해요. 향수에 젖게 만드는 행복한 협업이에요! – 아이린 김, 프로덕션 및 에디토리얼 어소시에이트

매드해피와 프리시티의 협업 제품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포티 & 리치 X 쥬시 꾸뛰르

고등학교 시절, 가장 탐내던 아이템은 단연 검은색 벨벳 쥬시 꾸뛰르 트랙수트였어요. Y2K 열풍이 몰아친 이래, 쥬시 꾸뛰르가 어딘가에서 언급될 때마다 자연히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스포티 & 리치가 이 상징적인 브랜드와 협업하다니요! 흥미가 생긴 수준을 넘어, 그야말로 완벽한 협업의 예처럼 느껴졌습니다. 스포티 & 리치는 2000년대 초반의 향수를 기반으로 정체성을 구축해온 브랜드잖아요. 텀블러에 리블로그하던 빈티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죠. 두 브랜드가 손잡은 게 당연한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요즘 저는 벨벳 트랙수트 입을 날만 고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어그 부츠를 매치할 거예요. – 테일러 래슐리, 소셜 미디어 시니어 매니저

@sportyandrich

@sportyandrich

스포티 & 리치와 쥬시 꾸뛰르의 협업 제품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키딜 X 쥬시 꾸뛰르

이번 주 받은 최고의 이메일은 키딜의 히로아키 스에야스가 쥬시 꾸뛰르와 협업해 완성한 의상을 2027 봄 남성복 컬렉션에서 선보일 거라는 소식이었습니다. 쥬시 꾸뛰르는 타블로이드 잡지 시대의 다소 ‘과한’ 순간과 맞닿아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입니다. Y2K 미학을 가장 순수하게 보여준 브랜드이기도 하죠.

히로아키 스에야스는 단순히 Y2K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일본 서브컬처 요소를 이번 작업에 녹여냈죠. “제 관점에서, 시부야 109와 시부야 센터가이 사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Y2K 문화가 있었습니다. 바로 ‘갸루’들이죠. 그녀들의 스타일이야말로 도쿄만의 독특한 감성처럼 느껴졌거든요.” 히로아키 스에야스의 말입니다.

@juicycouture

@kidill

히로아키 스에야스는 쥬시 꾸뛰르의 플러시 트랙수트를 남성도 입을 수 있게 재해석했습니다. 과연 어떤 모습일지, 기대감이 생길 수밖에 없네요. – 레이르드 보렐리 퍼슨, 시니어 아카이브 에디터

키딜과 쥬시 꾸뛰르의 협업 결과물은 2027 봄 남성 컬렉션에서 공개될 예정입니다.

김현유

김현유

프리랜스 에디터

세상사에 호기심이 많은 프리랜스 에디터입니다. 패션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트렌드 분석에 관심이 많습니다. <에스콰이어 코리아>에서 피처 에디터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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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ene Kim, Taylor Lashley, Laird Borrelli-Persson
사진
Courtesy of Madhappy, Sporty&Rich, Instagram
출처
www.vog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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